‘길 잃은 의제 설정’ 민주당, 지지율 35%…이재명 정부 들어 최저
화엄사 찾은 김민석 대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 두번째)가 지난 9일 제22회 화엄문화제를 맞아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에서 열린 괘불탱(화) 이운식에 참여하고 있다. 국보인 화엄사 괘불탱은 1년에 한 번 화엄문화제에서 공개된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8·17 전당대회 이후 표면화한 당내 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렇다 할 반등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취임 100일 내 당 지지율 10%포인트 상승’을 공언했던 김민석 대표는 일정과 메시지 빈도를 줄이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해 9일 발표한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3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26%)보다 높지만 3주 전 조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김 대표 취임 직전인 8월 2주 조사에서 40%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탈 흐름이 뚜렷하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직전 조사에 이어 최저치인 37%를 기록하며 반등하지 못했다.
진보 성향 응답자의 민주당 지지 비율은 8월 2주 73%에서 10월 2주 69%로 줄었다. 중도 성향 응답자의 민주당 지지 비율도 37%에서 34%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40%→29%)과 대전·세종·충청(42%→29%)에서 하락 폭이 컸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내에서는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전당대회 이후에도 정리되지 못한 범여권 분열을 우선 꼽았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보완수사권 폐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직제안에 이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임명 논란에 이르기까지 주제만 바꿔 반복되고 있는 데다 추미애 경기지사 등 강경파가 이 대통령과 직접 설전을 벌이는 일도 늘었다.
한 재선 의원은 “지지율이 오르려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내부 잡음이 정리되지 않는 한 반등 계기를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정부·여당의 정책 우선순위가 뚜렷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실용주의 정부라면 피부에 와닿는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농지조사부터 부동산 대책까지 너무 많은 개혁과제를 벌여놓기만 하다보니 국민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당이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김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각종 태스크포스(TF)나 위원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당이 중점을 두는 것이 검찰개혁인지 부동산인지 민생인지 모호하다”며 “의제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다보니 눈에 띄는 변화의 메시지를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장 방문 일정을 늘리고 공개회의 메시지 발언을 줄이며 리더십 재정비에 나섰다. 당 공식 유튜브 출연도 점차 줄여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100일이 되려면)아직 50일 이상이 남아 있다.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변화의 과정에 있다”며 “한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면 새로운 체제의 민주당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를 정리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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