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야당 집권 주에 비상사태 선포···“위장된 쿠데타” 반발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구금 중인 임란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를 앞두고, 당국이 화물 컨테이너를 이용해 차단한 도로가 보인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제1야당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이끄는 주 정부의 기능을 정지시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증가하는 테러 사건과 악화한 치안 상황”을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연방 내각의 결정에 따라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이를 권고했고, 이를 받아들인 자르다리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이다.
해당 주는 연방정부를 대표하는 주지사의 통치를 받게 됐다. 파키스탄 헌법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정부가 주 정부 기능의 일부 또는 전부를 넘겨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통치 체제는 우선 6개월간 유지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PTI가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최근 집회를 이어가면서 조만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행진하겠다고 예고한 뒤 이뤄졌다. 모신 나크비 내무장관은 해당 주 정부가 칸 전 총리의 석방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면서 대테러 활동을 소홀히했다고 비판했다. 이 지역에선 최근 몇 달간 무장세력의 공격이 증가했다.
PTI는 정부 입장을 부인하며 연방정부가 무장세력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장비를 주 정부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PTI 대변인은 이번 조치를 두고 “위장된 쿠데타”라며 “이제 남아 있던 얼마 안 되는 민주주의마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최근 칸 전 총리의 가족과 PTI 관계자 수백 명을 구금했다. 당국은 소요 사태를 막기 위해 경찰과 보안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 지역 주 정부는 현재 수감 중인 칸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이 집권하고 있다. 칸 전 총리는 비리와 권력 남용 등 다수 혐의로 몇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아 2023년부터 수감돼있다. 칸 전 총리 측은 해당 혐의가 정치적 동기에 따라 적용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샤리프 총리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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