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불안감” “한 달은 지나봐야”···경찰, 새 형소법 첫날 ‘수사 주재 기대반 우려반’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앞줄 왼쪽)과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앞줄 오른쪽) 등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 형사사법 체계가 시행된 2일 수사를 전담하게 된 경찰은 전국 시·도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서 수사 구성원들을 모아 제도 안착 준비에 집중했다. 일선에서는 수사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사 주재자로서의 책임을 환기하는 목소리 등이 나왔다.
수사·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78년 만에 새 형사사법 체제가 시작된 이날,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은 각지에서 일선 수사부서장을 소집해 결의를 다지며 새로운 제도 내용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국민 기대와 우려 또한 큰 것도 사실”이라며 “막중해진 책임만큼 상황을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도 남달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청 회의를 마친 일선 경찰서장 등은 소속 경찰서에서 워크숍·회의 등을 열며 준비를 이어갔다. 서울 일선서의 경정급 경찰관 A씨는 “아직 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백 없이 잘하자는 취지로 개정 형소법 내용과 수사관의 자세 등을 논의했다”며 “경찰들도 현실이 어떻게 될지 기대 반 우려 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서 일선 현장에서는 당장 큰 혼선 없이 일상적으로 수사 업무가 진행됐다. 서울의 한 경정급 경찰관 B씨는 “대부분은 기존부터 경찰이 다뤘던 송치 사건들을 처리하는 상황”이라며 “(변화가) 크게 체감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경정급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것 없이 평소대로 업무 처리 중” “적어도 한달 정도는 겪어봐야 현장 반응이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 앞에 서초경찰서, 공소청,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서울광역공소청 도로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수사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인력난 등을 우려했다. 서울의 경정급 경찰관 C씨는 “수사 부서 직원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쏟아질 사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분명히 있다”며 “사전에 검찰 수사관을 흡수하거나 경찰 인력을 늘렸어야 했는데 현재 인력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없어지며 경찰이 공소청 검사 요구에 따라 보완수사를 전담하고, 검찰에 남아있던 미제 사건 다수가 향후 경찰로 넘어올 상황에 대한 경계심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내부 인력 조정을 통해 수사 인력을 올해 중으로 최대 4000명 확충하고 추가 인력 확보를 추진 중이지만, 현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 경정급 경찰관 D씨는 “수사권 확대로 일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휘부가 현장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장급 경찰관 E씨는 “범죄 양상은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며 “치안 구멍이나 사각지대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이 수사 주체로 규정한 사법경찰관으로서 책임감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일선서의 한 총경급 경찰관 F씨는 “국민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며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자는 결의가 강하다”며 “경찰이 축적한 현장 수사 노하우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던 사건을 (공소청이) 무책임하게 경찰에 떠넘기면 안 된다”고도 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은 이날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식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경찰 수사 전반을 중첩적으로 꼼꼼하게 점검해 왔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경찰에 (수사를) 맡기기를 참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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