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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31, 2026

“30년 역사 국내 폐이식 경험 쌓여 위험 줄어, 기증자 부족은 해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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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17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폐이식 수술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나는 동안 경험이 쌓이고 의료 체계도 구축돼 수술 위험은 과거 대비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이진구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지난 17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폐이식 수술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나는 동안 경험이 쌓이고 의료 체계도 구축돼 수술 위험은 과거 대비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국내에서 최초로 폐이식 수술이 시행된 때는 1996년 7월7일,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집도의였던 이두연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지샘병원 흉부외과장)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심각하던 53세 남성에게 17세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오른쪽 폐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7일 세브란스병원이 폐이식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2026 연세 폐이식 아카데미’ 학술행사의 강연자로 단상에 오른 이 교수는 “첫 수술에 앞서 개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60회 이상 진행하면서 수술에 필요한 술기를 획득했다”며 “이식 수술 후 환자는 ‘이전까지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는데, 이젠 살아 있는 게 꿈같다’고 할 정도로 흥분된 상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30년이 흐르는 동안 국내 폐이식 치료는 빠르게 발전했다. 세계 최초의 폐이식이 1963년 시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발은 33년이나 뒤처졌지만 간격을 금세 좁힌 것이다. 이두연 교수와 함께 국내 첫 폐이식 수술에 참여했던 백효채 명지병원 폐암폐이식센터장(전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도 “10년 전인 폐이식 20주년 기념 학술행사의 주제만 돌이켜봐도 지금으로선 너무 기본적이라 논의할 대상도 아닌 것들이었다는 점에서 빠른 발전 속도에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이식 결정돼도 뇌사자 나타날 때까지
6개월~2년 정도 기다려 12시간 수술
심장사 때도 기증 가능하게 법제화를

수술 후엔 면역억제제 평생 복용해야
주기적 진료로 거부반응·감염 관리

현재의 폐이식 수준은 한쪽 폐만 이식했던 30년 전과는 달리 양쪽 폐이식이 이미 일반화된 지 오래며, 뇌사자에게서 받은 폐를 보관하는 기술도 발전해 이식 수술을 적출 다음날에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콩팥이나 간에 비해 폐를 이식하는 치료는 비교적 생소한 데다, 폐라는 기관 자체의 특성 때문에 마주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아직 있다. 이진구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콩팥, 간, 심장 같은 장기는 몸 안에 숨어 있지만 폐는 외부에 노출이 돼 있으니 감염 위험이 높고 그만큼 면역체계도 강하니 거부반응이 쉽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거부반응은 수술 후 장기적인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 이를 억제하기 위한 면역억제제도 강도 높게 쓰지만, 재이식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재이식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면 폐이식 수술이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폐이식은 폐섬유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한 폐질환 등 병이 말기 단계에 이르러 환자가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갔을 때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진구 교수는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하고 이식이 없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태였다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거니 환자들이 두 번째 인생이라고 표현할 정도”라고 말했다.

폐질환이 심각해도 바로 폐이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암이나 심장질환 등 이식을 해선 안 되는 질환이 동반돼 있는지도 검사해야 하며, 이식 진행이 결정되더라도 환자에게 배정되는 뇌사자가 나타날 때까지 6개월에서 2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뇌사자가 나와서 이식이 결정되면 보통 수술 하루 전에 통보를 받고 입원해 수술 준비에 들어간다.

이진구 교수는 “수술실로 이동해 마취부터 이식 수술을 마치는 데까지 10~12시간 정도 걸리고, 수술이 끝나면 중환자실로 이동해 회복 과정을 거친다”며 “아무래도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병원에서 하는 수술 중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으나, 최근에는 흉강경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환자의 부담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술의 성공은 물론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데엔 결국 많은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흉부외과부터 호흡기내과·마취과·심혈관외과·재활의학과·감염내과 등 다학제팀이 어느 한 부분의 부족함도 없이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체계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폐이식 600례를 달성한 것도 30년에 걸쳐 구축한 경험과 체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수술 준비까지 마쳤다고 해도 뇌사자에게서 기증받은 폐의 상태가 예상외로 좋지 않다면 수술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이식에 필요한 장기를 확보하기가 비교적 어려운 국내 사정 때문에 기증받은 폐의 상태가 썩 좋지 않더라도 웬만하면 이식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나온다. 이진구 교수는 서구 국가의 장기 기증률이 인구 100만명당 40명 수준인 데 비해 한국은 100만명당 6~7명 수준이라 기증자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뇌사자 외에 연명의료 중단 후 심장사한 경우의 장기 기증이 법제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폐이식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므로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장기보다 거부반응이 강한 폐의 특성상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는데, 면역체계의 반응을 억제시켰기 때문에 감염 위험은 높아졌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진구 교수는 “폐이식 수술에 따른 위험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이식 술기의 발전과 경험의 축적으로 수술 위험은 과거 대비 대폭 감소했다”며 “수술 후에도 거부반응과 감염 사이의 좁은 구간에서 호전된 상태를 잘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인 외래 추적과 의료진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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