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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24, 2026

미국도 ‘할머니 경제력’이 손주 성공 좌우?…미 베이비부머, 은퇴 자금 깨는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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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제미나이로 미국 베이비 부머 세대가 자녀와 손주들을 부양하기 위해 은퇴 자금까지 희생하는 세태를 그린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로 미국 베이비 부머 세대가 자녀와 손주들을 부양하기 위해 은퇴 자금까지 희생하는 세태를 그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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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론 말리(59)는 딸 멜리사(36)와 손주들의 기저귀 값부터 자동차 보험료 등을 위해 지난 1년간 약 2만4천달러(약 3200만원)를 썼다. 상담사 출신의 그는 비용 마련을 위해 전업 베이비시터에 더해 바텐더 알바까지 뛴다. 그는 애초 뉴저지주에서 플로리다주로 이주해 파트타임 상담사로 일하면서 테니스를 치며 노후를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로스쿨을 졸업한 딸 멜리사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말리는 “딸과 손주를 부양하는 부담이 내 재정 상태와 은퇴 계획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자녀의 성공 조건이라는 한국의 속언이 미국에서도 일부 유효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각) 할아버지·할머니가 된 미국 베이비 부머 세대(60~80대)가 자녀와 손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은퇴 자금까지 희생하는 세태를 조명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지젤 아요라(36)는 남편과 결혼하면서 시댁으로부터 미국 뉴저지주 마나호킨에 있는 방 6개짜리 60만달러(약 8억원) 상당의 집을 받았다. 시어머니는 아요라가 야근을 하거나 출장을 갈 때 아이들을 돌봐주기도 했다. 아요라가 남편과 별거를 하면서 시댁의 재정 지원이 줄었고, 현재는 친정집에 들어가 살고 있다. 아요라는 “사람들은 다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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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은행(BMO)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어린 자녀를 둔 미국의 부모 5명 중 2명이 향후 1년 이내에 자신의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거나 요청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답변자의 4분의 1은 조부모 등이 자녀의 대학 등록금 저축 계좌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부모들은 가족의 지원을 받아 보육 비용으로 연간 1915달러(약 250만원), 식료품비로 연간 1443달러(약 190만원)를 절약했다고 답했다. 몬트리올은행의 미국 소비재 총괄인 로빈 그라울리는 “늘어난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가족들이 친척이나 확장된 가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미국에서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비용이 올해 처음으로 30만달러(약 4억원)를 넘어서는 등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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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전문가들은 자녀들을 부양하기 위해 부모가 은퇴 자금을 희생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로리 존스 ‘피어리스 재무 자문’ 대표는 “성인 자녀의 지출 대부분을 담당하는 부모들에게 ‘자신부터 먼저 챙겨야 한다. 본인의 은퇴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말리는 성인 자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부모들에게 명확한 원칙과 경계선을 설정하고, 무엇보다 지원 종료일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말리의 딸 멜리사는 요리와 청소를 맡았고, 취업한 뒤에는 1년 후부터 집안 생활비와 월세를 분담했다. 말리는 “아이들과 함께 거센 급류 속으로 같이 뛰어들어선 안 된다. 손을 내밀어 잡아줄 수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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