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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October 27, 2026

인력 부족에 환자 안전 해칠라…서울대병원 파업 나선 이유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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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 23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 23일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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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

 “간호사 선생님이 너무 바빠 보여서 진통제를 달라고 못 했어요.” 환자에게 이 말을 들은 간호사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프면 말씀하시라고 했지만, 환자는 뛰어다니는 간호사를 보며 통증을 참고 있었습니다. 환자가 의료진 눈치를 보며 아픈 것을 참아야 하는 병원, 이대로 괜찮습니까. 2024년 전공의들이 떠난 뒤에도 병원을 지킨 것은 직원들이었습니다. 늘어난 일을 감당하고 부족한 인력을 서로 메우며 환자 곁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더 높은 노동 강도와 더 큰 책임이었습니다.

경력간호사들이 진료지원업무로 이동한 자리를 신규간호사들로 채웠습니다. 하지만 숫자를 채운다고 경력간호사가 하던 일을 바로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고 익힐 시간도, 옆에서 알려줄 선배도 필요합니다. 환자의 중증도는 높아졌는데 신규간호사를 교육할 인력조차 부족합니다. 간호사 한명은 많게는 12~13명의 환자를 돌봅니다. 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그 환자에게 매달려야 합니다. 그동안 다른 환자들은 기다려야 하고, 신규간호사는 물어볼 사람이 없어 혼자 판단해야 합니다. 돌봄을 미뤄도 되는 환자는 없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계속 누군가를 기다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은 병상 가동률을 높이겠다며 진료과 구분 없이 환자를 입원시키는 ‘중앙화’를 밀어붙입니다. 소화기계 환자를 돌보던 병동에서 낯선 심혈관계 환자까지 맡습니다. 업무를 도와줄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간호사의 투약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환자에게 위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다행이기만을 바라야 합니까. 사고가 나고 직원에게 왜 확인하지 않았냐고 묻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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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대병원에는 간호사뿐 아니라 검사와 진료를 지원하는 보건직, 병원 운영과 시설·환경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의사를 제외한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이번 파업에 나서는 이유도 같습니다. 부족한 인력으로는 환자의 안전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검사실에도 검체와 응급검사가 밀려들지만 일할 사람은 부족합니다. 쉬어야 할 날은 쌓이고, 휴가를 쓰려 해도 남아 있을 동료가 걱정됩니다. 신규직원은 제대로 배우지 못해 불안하고, 경력직원은 늘어난 업무에 지쳐 떠납니다. 남은 노동자들은 다시 그 빈자리를 메웁니다. 이렇게 사람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어떻게 환자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노동조합은 요구했습니다. “환자의 중증도와 늘어난 업무에 맞게 필수인력을 충원하라.” “환자 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앙화 병상을 축소하라.” “신규직원이 충분히 배우고 직원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게 하라.” “병원을 지켜온 노동에 정당하게 보상하라.” 올해 46개 부서에 99명의 충원을 요구한 것은 그만큼 현장이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4일부터 교섭하며 현장의 위험을 알렸습니다. 병원도 문제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노력하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직원들이 얼마나 더 버텨야 합니까. 환자 안전이 위험하다는 말을 얼마나 더 해야 합니까. 문제를 알고도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병원의 책임 회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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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동조합은 10월28일 파업을 결정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께서 겪으실 불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바꿔야 합니다. 오늘 오신 환자도, 내일 오실 환자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환자를 걱정한다면서 직원들에게 버티라고만 해서는 안 됩니다. 인력 충원과 정당한 처우 개선을 위한 수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서울대병원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파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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