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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September 29, 2026

[단독] 야외 노동자 체감 ‘복사열 온도’ 유용한데…예보에 안 쓰는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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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폭염 기간에 작업 중지·임금 보전을 위한 법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노동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폭염 기간에 작업 중지·임금 보전을 위한 법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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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극한 폭염이 잦아지면서 도심 내 열환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진다. 서울시 등이 2019년부터 도심 내 도로나 건물 등에서 나오는 복사열을 반영한 온도인 ‘흑구온도’ 정보를 시 전역에서 수집하고 있지만, 기상청의 폭염예보엔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상청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기상청은 정규 관측망(ASOS·AWS)에서 복사열을 반영하는 흑구온도 관측장비를 보유·운영하지 않으며, 시범 사업이나 도입을 검토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여름철 체감온도를 2023년부터 기온과 상대습도로 산출하는데, 이렇게 계산된 체감온도는 도심 같은 복잡한 환경의 폭염 위험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기상청의 자체 관측에서도 도심 내 녹지와 노면의 온도차는 4도가량 차이가 있었다. 지난 2024년 8월9일 서울 대방동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실시한 폭염 특별관측에서 녹지의 지상 1.5m 높이 최고기온은 30.4도였지만, 같은 시각 아스팔트 도로 바닥(노면) 1.5m 기온은 34.3도였다. 비닐하우스의 경우 지난해 7월 기상청이 전북 완주 농업생명연구단지에서 관측한 결과 인근 밭보다 평균 3.9도, 일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높은 것으로 나왔다. 주변 환경에 따라 4도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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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민·노동자가 겪는 체감 폭염의 강도는 녹지와 노면, 비닐하우스와 밭 등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차이는 햇볕에 달궈진 지면·시설물에서 나오는 복사열이 큰 몫을 하는데, 이를 반영하는 지표가 흑구온도다. 흑구온도란 검게 칠한 속이 빈 구리공 안에 온도계를 넣어 잰 온도로, 햇볕과 지면·건물에서 나오는 복사열을 흡수해 인체가 놓인 실제 열환경을 근사치로 보여준다. 노동 현장의 고온 노출 평가에 쓰이는 국제 지표인 ‘습구흑구온도지수’(WBGT)를 산출하려면 흑구온도가 필요하다.

기상청도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는 있다. 올해부터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했고, 2024년부터는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근로자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를 제공한다. 근로자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는 지역별 위험 수준과 함께 체감온도 31도(관심)·33도(주의)·35도(경고)·38도(위험) 등 단계에 따라 사업장이 취해야 할 휴식, 작업단축, 작업중지 등 요령을 안내한다. 하지만 이 영향예보와 폭염특보 모두 기온·습도만으로 계산한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해 복사열은 반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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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뒤덮은 폭염으로 프로야구 1·2군 경기가 모두 취소된 지난달 5일 서울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놓인 온도계가 50도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을 뒤덮은 폭염으로 프로야구 1·2군 경기가 모두 취소된 지난달 5일 서울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놓인 온도계가 50도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흑구온도를 관측해 도심 열환경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2019년부터 시내 곳곳에 1100여대의 ‘스마트서울 도시데이터센서’(S-DoT)를 설치해 흑구온도를 비롯해 미세먼지, 기온, 습도, 소음, 진동 등 17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공개한다. 그러나 이 자료는 기상청 폭염 정보에 쓰이지 않는다. 기상청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관측자료를 목적에 따라 공동 활용하지만 그렇게 활용하는 자료 중 복사열·흑구온도 관측 자료는 없다”고 답했다. 외부 관측자료의 경우 예보관이 기상 상황과 예보 목적에 따라 판단해 필요한 자료를 활용할 뿐, 구체적인 활용 기준이 따로 없었다.

폭염은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농민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신정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온열질환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022년 28건에서 해마다 늘어 2025년 90건에 달했다. 승인 건수도 같은 기간 23건에서 7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건설업에서는 2022년부터 해마다 2~6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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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의원은 “기상청이 녹지와 노면 온도, 비닐하우스와 노지 온도가 4도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도 정작 폭염예보는 허공의 기온을 기준으로 한다”며 “아스팔트 위 건설노동자와 비닐하우스 농업인이 실제로 겪는 복사열·노면열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자체 도시센서 자료 공동활용 기준을 설립하고 현장 맞춤형 폭염 위험 정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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