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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24, 2026

한국 문학의 목격자 최재봉…아름답고 따뜻했던 은퇴 파티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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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팀이 퇴임하는 최재봉 기자에게 전달한 '최재봉 .txt'. 양선아 기자
텍스트팀이 퇴임하는 최재봉 기자에게 전달한 '최재봉 .txt'.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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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에 ‘최재봉’이란 ‘문신템’을 지울 날이 왔다. 아름다움을 사랑했고, 분명함을 추구했고, 날카로움을 유지했던 그와 우리의 38년은 행운이고 행복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의 기사를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까.”

지난 15일 텍스트팀이 최 기자에게 전달한 ‘최재봉 .txt’에 담은 글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1988년 한겨레 공채 1기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국제부를 거쳐 1992년부터 ‘한겨레 문학’과 문화부를 지켜온 최재봉 기자가 한겨레를 떠나 ‘인생 2막’을 펼칩니다. 최 기자의 은퇴 축하 모임이 지난주 열렸고, 그와 인연을 맺은 동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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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은 그를 ‘한국문학의 목격자, 증언자, 수호자’라고 칭했습니다. 그가 쓴 기사나 칼럼 가운데 인상 깊은 대목을 얘기하며 상찬한 이가 있었고, 힘들 때 곁을 내어준 선배의 은퇴 소식에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습니다. 온화함과 따뜻함으로 자신을 챙겨준 선배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도 있었습니다. 오탈자나 비문 없이 ‘완전 원고’를 보내는 그는 평소에도 동료들의 기사에서 오탈자를 바로잡아주곤 했는데, 이에 대한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았지요. ‘낮재봉과 밤재봉’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낮엔 부드럽고 정갈하고 선비 같은 ‘낮재봉’이 있다면, 밤엔 자주 웃고 그만의 유머를 구사하며 밤늦게까지 술을 즐기는 ‘밤재봉’이 있다지요. 이날은 흔치 않게 술자리가 2차까지 이어졌는데, 많이 웃고 농담을 건네며 술기운에 약간 휘청대는 ‘밤재봉’의 모습을 저도 살짝 엿본 것 같습니다.

최재봉 기자의 기사를 좋아하고 일부러 찾아 읽는 독자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벌써부터 저는 걱정입니다. 최 기자는 은퇴 파티에서 “너무 기자 같게 살지 마세요. 너무 노동에 절어 살지 마세요”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습니다. 그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걱정은 미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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